치질 수술, 절제 부분 최소화하면 통증과 부작용 줄일 수 있어
이연희 기자 │ 승인 2020.08.26. 14:31
평소 화장실만 들어가면 20분 이상 앉아있던 A씨(53세)는 어느 날 항문이 불편하기 시작했다. 항문이 따갑고 피도 조금씩 묻어나서 치질인가 의심이 생겼다. 이에 인터넷에 치질을 검색해보니 변비가 있거나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고민 끝에 A씨는 항문외과를 방문했는데 결국 치질을 진단받았고, 수술이 불가피한 단계라 했다.
항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출혈이 있는 경우 흔히 치질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치질은 하나의 질병이 아닌, 여러 항문 질환을 통틀어 부르는 용어로 쓰인다. 항문 질환은 크게 치핵, 치루, 치열 세 가지로 나뉜다. 치핵은 항문 내부 조직이 빠져나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치루는 항문샘에 염증이 생겨 곪은 것이 터진 상태고, 치열은 항문 입구 주위로 찢어진 것이다. 이중 치핵이 60%, 치루가 20%, 치열이 13%를 차지한다.
항문 질환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치핵은 변기에 오래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변비·음주·자극적인 음식·흡연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나 오래 앉아있는 경우 항문 주변으로 힘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점막을 자극하며, 이로 인해 항문 조직이 쉽게 바깥으로 빠지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항문 조직의 탄력이 늘어져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회복하기 어려워지고, 나와 있는 상태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항문 조직은 한 번 손상돼 빠져나온 상태에 이를 경우 스스로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 때문에 해당 부위를 어느 정도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에 빠져나온 항문 조직을 모두 잘라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던 탓에, 많은 사람이 ‘치질 수술은 최악의 고통’이라 생각해 수술을 주저한다.
서울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은 “최근에는 수술 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 절제를 최소화하고 항문을 최대한 보존하는 ‘거상 고정식 점막하 절제술’로 수술 기법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수술은 항문 조직의 피부를 얇게 절개한 뒤, 그 안에 부풀어있는 항문 조직의 일부를 제거한 후, 남은 조직을 항문 위쪽으로 올려 고정하여 진행한다. 과거 수술에 비해 까다롭지만, 항문 조직이 보존되어 수술 후 통증 및 합병증 위험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려면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배변 후 비데를 사용하는 등 따뜻한 물로 항문 주변을 씻고 ▲배변 시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거나 과도한 힘을 주지 않고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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