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낫지 않는 기능성소화불량 증상… '담적병' 의심해야
이연희 기자 │ 승인 2020.04.03. 11:34
= 위담한방병원 노기환 원장
특별한 이유 없이 복부팽만감이나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 위에 큰 이상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이 때문에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이나 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받아 봐도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기능성소화불량을 의심해 봐야한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해 기능성소화불량으로 진단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능성소화불량은 신경성위염이라고도 하며,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여러 가지 위장장애가 반복되어 나타나는 만성 위장병이다. 속 더부룩함, 복부팽만감 이외에도 속쓰림, 오심, 구토, 위산역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대개 주기적으로 나타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약을 먹어도 검사를 받아도 오랫동안 기능성소화불량이 지속된다면 한의학적으로 접근해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여기서 담적이란 선천적으로 위장이 약하거나 과식, 폭식, 급식 등 바르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음식 노폐물이 부패하면서 생긴 담 독소가 위와 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것을 말한다. 담 독소는 위장 외벽을 손상시키고 위장의 운동능력을 저하시키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통틀어 담적병이라고 한다.
담적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담 독소가 위장과 연결된 혈관이나 림프액을 타고 돌아다니며 전신으로 퍼져 두통, 어지럼증, 어깨 결림, 안구 건조, 구취, 우울증 등 다양한 전신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담적병이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적병 치료의 핵심은 위장의 담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담적병은 특수 미생물을 발효 처리한 한약을 통해 담 독소를 배출하고 아로마치료와 소적치료 등 온열요법을 통해 굳어진 위장을 풀어줘 만성적으로 축적된 담적을 녹여 혈액순환이 원활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다만 한방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른 맞춤치료로 진행되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어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담적병은 식습관에 의해 재발되기 쉬워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하루 3번, 30번씩 꼭꼭 먹어서, 30분동안 천천히 식사하는 ‘333 식습관 운동’을 생활하여 천천히 먹는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 식사 후 바로 눕지 말고 최소 2시간 이상은 안정할 수 있도록 한다. 적절한 운동은 위장 기능 회복과 담적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다만 격렬한 운동보다는 조깅이나 등산, 스트레칭 등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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